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축구대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어제(21일) 처러진 여자 축구 예선경기에서 영국, 칠레, 미국과, 스웨덴, 뉴질랜드 등 5개 팀 여자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한쪽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습니다.
‘무릎꿇기’ 세리머니는 스포츠계에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담은 행동입니다.
뉴질랜드와 경기를 벌인 호주 선수들은 경기 직전 호주 원주민기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경기 후 호주 선수들은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자국의 원주민들을 존중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세리머니를 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무릎꿇기’ 세리머니는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콜린 캐퍼닉이 처음 선보였습니다. 캐퍼닉은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국민의례에 따르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으며 인종 차별에 항의했습니다.
이 세리머니는 2020년 5월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자 평등 추구와 유색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한 연대의 차원에서 전 세계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리머니는 과거 올림픽에서는 정치적인 메시지로 간주돼 징계 대상이었습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헌장에서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OC 올림픽헌장> 제50조 2항 올림픽 장소, 베뉴, 기타 구역에서 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혹은 인종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 |
하지만 IOC는 최근 도쿄올림픽을 위해 이 규정을 다소 완화해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경기 현장에서도 경기 시작 전 또는 팀 소개 시간에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실제로 어제(21일) 여자축구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경기 전 무릎꿇기가 IOC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무릎꿇기’ 세리머니 사진 중 어떤 것도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공식 도쿄올림픽 2020 라이브 블로그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게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은 IOC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셜미디어 담당 부서에 영국 여자축구팀의 첫 경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진 게재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경기 직전 내려왔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여자축구 경기 결과를 살펴봐도 ‘무릎끓기’ 세리머니 내용이나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IOC는 지난 14일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선수단 숙소에 내건 이른바 ‘이순신 현수막’에 대해 올림픽헌장 50조를 위반했다며 철거를 명령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욱일기를 활용한 응원은 사실상 제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IOC가 겉으로 내세우는 원칙과 실제 속내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사 및 더 읽기 ( [올림픽] 잇따르는 '무릎꿇기' 세리머니…IOC “문제 없다” 했지만 - KBS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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