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자꾸 고립되는 황의조…꼬여버린 김학범호, 실타래 어찌 풀까 - 뉴스1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기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상대선수의 반칙에 넘어지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최악의 출발이 됐다.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노리겠다던 '김학범호'가 출발부터 꼬였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B조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졌다.

최약체로 평가되던 뉴질랜드를 상대로 슈팅 숫자 12-2(유효슈팅 2-1)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오히려 후반 25분 상대 에이스 크리스 우드에게 한 방을 얻어맞고 패했다.

이어 열린 B조 경기에서 루마니아가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1-0으로 눌렀다. 첫 경기를 패하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자신했던 김학범 감독의 구상도 꼬이게 됐다.

무엇보다 답답한 공격력은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김 감독은 전방에 황의조(보르도)를 배치하고 2선에 권창훈(수원), 이강인(발렌시아), 엄원상(광주)을 세웠는데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움직이면서 볼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황의조는 전방에 계속 고립됐고, 체격이 좋은 상대 중앙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기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후반 초반 송민규(전북), 이동준, 이동경(이상 울산)을 동시에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지만 이 또한 먹혀들지 않았다. 김 감독은 후반 막판 박지수(김천상무)를 투입하면서 장신 수비수 정태욱(대구)을 전방에 올리는 고육책까지 썼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2선의 빠른 움직임과 후방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통해 마무리 짓는 것이 장점이었던 김학범호였지만 뉴질랜드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와일드카드였던 권창훈이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친 것도 아쉬웠고, 공격의 물줄기를 뚫어줘야 할 이강인의 왼발도 번뜩이지 못했다.

첫 판을 패한 김 감독의 고민도 커졌다. 김학범 감독은 뉴질랜드전을 마치고 경기장에 남아 김은중 수석코치와 함께 다음 상대인 루마니아의 경기를 꼼꼼하게 살폈다.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황의조도 아쉬움이 짙게 남은 표정이었다. 그는 "전방에 고립됐다"는 지적에 "최대한 싸우고 버텨주려고 했다. 그래야 나머지 선수들이 살아날 수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생각할 때, 좀 더 가까이 모여서 빌드업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기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권창훈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는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더 많은 대화를 통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동료들을 독려했다.

황의조는 "공격수들이 찬스에서 마무리 지었어야 수비가 더 편할 수 있다. 좀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인 권창훈도 첫 패배의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고 남은 2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창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다 같이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잘했는데 운이 없었다. 남은 2경기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잘 준비해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가시마서 열리는 루마니아와의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이 커졌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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