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심장질환이 코로나19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중한 동반질환임이 밝혀졌다.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는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의 동반질환을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자가 다른 기저질환보다 높은 10.5%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다음으로는 당뇨병 환자 7.3%, 만성호흡기질환자 6.3%, 고혈압 환자 6.0%, 암환자 5.6%로 순이었다. 심혈관질환자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호흡기질환자나 암환자보다 높은 것은 의외의 결과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는 젊거나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무증상 또는 열 반응만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계가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1%가 입원하고, 이중 4분의 1이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아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입원 환자의 전체 사망률은 25% 정도다.
영국의사회 소속인 케빈 오갤러허 박사팀이 영국 왕립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망자 대부분은 심근염의 악화와 관련이 있다. 심근염은 바이러스가 심장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환자는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불규칙한 심장박동 소견을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전을 만들어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신체에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정리해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7월호에 게재했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30%에서 심장근육 손상이 발생했으며, 33%에서는 심근병증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2) 발현율이 높아 혈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CE2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수용체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혈관을 떠돌다 심장이나 뇌혈관을 막으면 응급상황이 되는 것이다. 미국 의사협회지 JAMA의 '심장병학’ 저널에서도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들보다 심근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다고 보고했다.
강원대병원 심장내과 조병렬 교수는 “평소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금연·금주는 물론 혈압관리도 필수”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혈전 예방효과가 있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 교수는 “특히 아스피린을 복용하다 중단하면 리바운드 현상 때문에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37%나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반드시 의사의 복약지도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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