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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 조건 - 뉴스토마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될 베이징 시내 주요 경기장과 미디어센터, 선수촌 등을 잇따라 시찰하고 올림픽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중국이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시 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하는 중국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지도력과 중화굴기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정치적 의미가 강하게 담겨있는 사실상의 정치행사다. 시 주석이 이처럼 직접 나선 것은 그만큼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절박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과연 중국은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까?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3월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에서 전인대와 정협 등 ‘양회’라는 정치 이벤트를 개최하고 7월 청두(成都)에선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9월 항저우(杭州)에서 아시안게임을 여는 등 올 한해 중국에서는 대규모 국제스포츠 행사만 세 차례 열린다. 이 중에 하나라도 차질을 빚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시 주석의 황제리더십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코앞에 닥친 동계올림픽 준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베이징동계올림픽 성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이 신장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공식 외교사절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일본과 영국 호주 등 일부 서방국가들도 보이콧 대열에 동참하는 등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미·중 세 대결의 장으로 전락해버렸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한중관계를 고려해야 하지만, 한미동맹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공언했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중하는 방안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두 차례 방중한 문 대통령에 반해 시 주석은 단 한 차례도 방한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직접 축하 사절로 방중(訪中)할 경우 대중 저자세외교라는 비판을 받아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또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방중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성공을 좌우할 최대변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다. 그동안 중국 방역당국은 해외입국자에 대한 3주간의 격리 등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지난 연말 '시안(西安)'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1300만명이 거주하는 시안을 ‘우한’처럼 전면 봉쇄하는 초강수를 구사했다. 전면적인 시안봉쇄에도 불구하고 시안에서는 연일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누적 확진자가 이미 1800여명에 이른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보다 적은 확진자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초기사태 이후 중국에서는 최대 확진자 수다.

그래서 베이징동계 올림픽은 ‘2020 도쿄하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참가선수단 규모를  최소화하고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는 등 간소화된 ‘방역올림픽’이 될 공산이 크다.

중국당국이 걱정하는 더 큰 문제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연휴 기간과 겹친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이 베이징시민의 타지역 여행과 외지인의 베이징 진입을 일시 금지하는 여행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베이징을 전면봉쇄하지 않은 한 춘절을 전후해서 드나드는 귀성인파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해마다 춘절에는 6억~8억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이 한 달여 동안 춘절 연휴를 즐기면서 고향에 다녀오거나 해외와 국내 여행에 나서고 있다.

지금 중국인들의 주요 관심사는 “올해는 고향에 내려갈 수 있을까?”일 것이다. 지난해 춘절 때는 지방당국의 통제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그만큼 올해 귀성 욕구는 더 강해진 셈이다.

동계올림픽과 춘절 연휴가 겹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면 지역과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모든 시민을 전수 검사해서 감염자를 찾아내는 강력한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

시 주석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 확산사태는 시 주석의 정치적 미래를 불투명하게 할 수도 있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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